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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중고로만 살아보기로 결심했는가?: 소비의 속도에서 벗어나 본질을 마주하기 위한 작은 실험

by 남매와 성장하는 엄마 2025. 4. 17.

'사는 게 버릇이 되어버린 나'를 자각하다

왜 중고로만 살아보기로 결심했는가?: 소비의 속도에서 벗어나 본질을 마주하기 위한 작은 실험
왜 중고로만 살아보기로 결심했는가?: 소비의 속도에서 벗어나 본질을 마주하기 위한 작은 실험


어느 날 퇴근길, 현관 앞에 쌓인 택배 박스를 보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은 왜 중고로만 살아보기로 결심했는가?: 소비의 속도에서 벗어나 본질을 마주하기 위한 작은 실험에 대해서 소개해 드릴 예정입니다.
"내가 이걸 정말 필요해서 샀을까?"

일주일에 한두 번은 꼭 택배가 도착했고, 휴일엔 별 이유 없이 쇼핑몰을 둘러보다 무언가를 결제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손에 쥔 물건은 몇 번 쓰이다 어느새 방 한켠에 놓이거나, 아예 사용조차 안 하고 포장된 채 남아 있었죠.

이건 단순한 소비가 아니라, ‘반사적인 소비 습관’이었습니다.
지루하거나 허전할 때, 뭔가 바꾸고 싶을 때, 생각보다 자주 손이 ‘결제 버튼’으로 향했습니다.
특히 SNS와 알고리즘은 ‘지금 사야만 할 것 같은 느낌’을 부추기며 나를 계속 소비로 이끌었습니다.

이런 생각이 들기 시작했죠.
"나는 필요한 걸 사는 게 아니라, 기분을 해결하려고 사는 게 아닐까?"
문득 두려웠습니다. ‘필요’를 기준으로 하지 않는 소비는 아무리 채워도 끝이 없을 테니까요.

그때부터 ‘정말 필요한 것만으로 살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 생겼고, 그 실험의 방식으로 ‘중고 거래만으로 살아보기’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중고로 살아보기, 단순한 절약이 아닌 ‘사람 중심 소비’의 실험


‘중고’라는 단어에는 아직도 부정적인 이미지가 따라붙습니다. 누군가 쓰던 것, 오래된 것, 새것보다 덜 깨끗한 것.
하지만 동시에 중고는 다시 쓰는 것, 나누는 것, 누군가와 연결되는 것이기도 하죠.

이번 실험을 통해 경험하고 싶었던 건 단순한 절약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이 연결된 소비의 과정"이었습니다.

마트도, 배달도, 쇼핑몰도 없이
오직 중고 거래 플랫폼(당근마켓, 번개장터 등)을 통해 필요한 것을 구하고,
만나고, 건네받고, 사용하며 하루를 살아보는 것.

여기서 제가 설정한 규칙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신상품 구매 금지 (온라인몰, 마트, 편의점 이용 X)

 중고 거래 앱만 사용 (주로 당근마켓, 지역 커뮤니티 중심)

 금액 제한 설정 (일주일 예산: 5만 원 이하)

거래 장소는 직접 이동하여 만나기 (비대면 택배 거래 지양)

이 규칙은 단순히 ‘돈을 아끼자’는 게 아니라,
‘과연 불편함 속에서도 삶을 유지할 수 있을까?’라는 실험의 기준이었습니다.

 

나의 소비 실험 계획서: 불편함 속에서 진짜 필요한 것을 마주하기


이 실험의 목표는 명확했습니다.
"내 삶에 진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소비를 내려놓고 확인해보는 것."

우리는 너무 쉽게 ‘지금 없어도 되는 것’을 당연히 사곤 합니다.
예쁜 머그컵 하나, 이미 있는 향초 옆에 또 하나, 조금 더 기능이 많은 가전제품.
그러다 보면 어느새 우리 삶은 ‘불필요한 물건들로 가득 찬 공간’이 되어버립니다.

중고 거래만으로 살아보려면 우선 ‘진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스스로 정의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다음과 같은 체크리스트를 만들었어요:

지금 당장 없어선 안 되는 물건인가?

이 물건이 없다면 대체 가능한 방법은 있는가?

꼭 소유해야 할까, 아니면 잠깐 빌려도 될까?

또한, 구매 시에는 단순히 ‘물건을 받는 것’이 아니라
“누구에게서, 어떤 사연으로 왔는지”를 기록해보기로 했습니다.
이렇게 하면 중고 거래가 단순한 물물교환이 아니라,
작은 이야기와 사람의 온기를 담는 경험이 될 수 있을 거라 믿었거든요.

마무리하며: 이 실험은 '소비의 감속'이다
누군가는 중고로만 살아본다니 불편할 거라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제게는 오히려 ‘속도를 늦추고 본질에 집중하는 소비’로 느껴졌습니다.

당연하게 누리던 편리함을 내려놓고,
새 제품이 주는 짜릿함 대신 오래된 물건의 따뜻함을 받아들이는 일.

이 작은 소비 실험을 통해 내가 얼마나 많은 것들을 습관처럼, 무감각하게 소비하고 있었는지를 되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본격적으로 시작된 중고 거래 일상 1일차 이야기를 공유해보겠습니다.
어떤 불편함이 있었고, 어떤 따뜻한 만남이 있었는지 기대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