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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중고로만 살아보기로 결심했는가?두번째이야기

by 남매와 성장하는 엄마 2025. 4. 18.

소비 중독 사회 속에서 길을 잃다

왜 중고로만 살아보기로 결심했는가?두번째이야기
왜 중고로만 살아보기로 결심했는가?두번째이야기

“오늘은 뭐 사지?”
이 질문이 하루의 시작이었던 적이 있다.오늘은 왜 중고로만 살아보기로 결심했는가?두번째이야기에 대해서 소개해 드릴 예정입니다.
필요한 물건이 있음은 물론이고, 필요하지 않아도 ‘뭔가 좋은 게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 스마트폰을 켰고, 각종 쇼핑몰과 중고 앱, 오픈마켓을 도는 것이 습관이 되었다. 택배가 도착하면 마치 선물을 받는 아이처럼 설렜다. 하지만 포장을 뜯고 며칠 지나면 그 설렘은 감쪽같이 사라졌고, 물건은 쌓여만 갔다. 그렇게 소비가 일상이 되었고, 지출은 늘어갔다.

특히 ‘신상’이라는 말에 우리는 지나치게 민감하다. 새로 나온 제품, 최신 트렌드, 이번 시즌 한정판. 이런 단어들 앞에서 스스로의 필요는 뒷전이 된다. 나는 이 흐름 속에 자연스럽게 휩쓸리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깨달았다. "나는 정말 이 물건이 필요해서 사는 걸까?" 아니면, "사는 행위 자체가 목적이 된 걸까?"

소비는 나를 만족시키는 것이 아니라 불안함을 덮는 행위가 되어 있었다. 그리고 이 불안은 멈추지 않았다. 더 좋은 것을 찾아야 했고, 남보다 뒤처지면 안 된다는 압박감에 시달렸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중고로만 살아보기’라는 도전을 떠올렸다. 이것이 소비 습관을 바꾸고, 진짜 필요한 것만으로도 충분히 살 수 있음을 실험해보기 위한 첫걸음이었다.

 

도전의 방식: 기준을 정하고, 도구를 마련하다


중고로만 산다는 건 단순히 중고 물건을 쓰겠다는 선언만으로 되는 일이 아니다. 삶의 방식 자체를 새롭게 설계해야 했다. 우선 내가 자주 사용하는 소비 카테고리를 나눴다: 의류, 전자기기, 책, 생활용품, 가구, 선물. 그리고 각 항목마다 중고를 구할 수 있는 앱이나 플랫폼을 정리했다.

의류/잡화: 번개장터, 당근마켓, 헬로마켓

전자기기: 중고나라, 번개장터, 리폰

책: 알라딘 중고서점, YES24 중고마켓

생활용품/가구: 당근마켓, 오늘의집 중고마켓

그다음은 기준 정하기. 나는 중고 물건을 구입할 때 다음 기준을 두기로 했다.

반드시 필요한 것인가?

새 제품을 사야만 하는 이유가 있는가? (위생, 안전성 등)

중고 물건이 생활의 질을 해치지 않는가?

또한 지출은 월별 예산으로 제한하고, 기록하기로 했다. 어떤 항목에 얼마를 썼는지, 새 제품을 사고 싶은 유혹이 있었는지, 중고 물건을 사용하면서 느낀 장점과 단점은 무엇인지 일지를 작성하며 내 소비 습관을 점검해보기로 했다.

이런 준비 과정을 거치면서 느낀 건, 우리가 너무 쉽게 물건을 사고 버린다는 것이다. '필요'라는 기준보다 '충동'이 소비를 이끌었고, 그 결과는 공간의 과잉, 지출의 증가, 환경에의 부담으로 돌아왔다. 이 도전은 그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데 작은 시작점이 될 수 있으리라 믿었다.

 

‘중고의 삶’이 주는 새로운 시선


도전을 시작하고 나서 가장 먼저 달라진 건, 물건을 바라보는 시선이었다. 예전에는 새 것, 예쁜 것, 트렌디한 것이 우선이었다면, 이제는 '오래 쓸 수 있는가', '사용 목적에 부합하는가', '내 삶에 꼭 필요한가'가 중요한 기준이 되었다.

예를 들어, 집에서 쓸 커피 머신을 찾던 중 마침 근처에서 저렴하게 내놓은 중고 제품이 눈에 띄었다. 이전 같으면 무심코 새 제품을 샀겠지만, 이번엔 판매자에게 제품 상태를 꼼꼼히 확인하고, 집까지 가서 직접 확인 후 구매했다. 예상보다 훨씬 양호한 상태였고, 만족도도 높았다. 무엇보다 '누군가 쓰던 물건'이라는 낯섦이 아니라, '다시 쓰이는 가치'라는 따뜻함을 느낄 수 있었다.

이런 경험을 반복하면서, 점점 ‘사는 재미’보다 ‘사는 의미’를 되새기게 되었다. 매번 물건을 새로 사는 대신, 내가 가진 것을 오래 쓰고, 또 필요 없는 건 다른 사람에게 보내주는 순환의 기쁨을 알게 된 것이다. 중고 거래는 단순한 소비 방식이 아니라, 자원 순환과 지속 가능성, 그리고 연결된 삶에 대한 실천이기도 했다.

이 도전은 아직 시작 단계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 작은 변화가, 내 삶 전체에 어떤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줄지 기대가 된다. 앞으로 중고로 살아보며 겪게 될 다양한 에피소드와 깨달음들을 블로그에 계속 기록해보고자 한다. 다음 글에서는 중고 거래에서 얻은 뜻밖의 인연이나, 실패담도 솔직하게 나눠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