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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따뜻했던 거래: 돈보다 마음이 오간 순간– 내가 경험한 ‘물건보다 사람이 남는’ 중고 거래 이야기

by 남매와 성장하는 엄마 2025. 4. 19.

"이거, 누군가 꼭 필요할 것 같아서요" – 무료 나눔의 힘

가장 따뜻했던 거래: 돈보다 마음이 오간 순간– 내가 경험한 ‘물건보다 사람이 남는’ 중고 거래 이야기
가장 따뜻했던 거래: 돈보다 마음이 오간 순간– 내가 경험한 ‘물건보다 사람이 남는’ 중고 거래 이야기

중고 거래라고 하면 대부분,
가격 흥정하고, 시간 맞추고, 물건 상태 확인하고…
딱 거기까지의 관계라고 생각한다. 오늘은 가장 따뜻했던 거래: 돈보다 마음이 오간 순간– 내가 경험한 ‘물건보다 사람이 남는’ 중고 거래 이야기에 대해서 소개해 드릴 예정입니다.
하지만 가끔은, 그 선을 넘는 순간이 있다.
돈보다 마음이 더 크게 오갔던 순간들.

이 글은 내가 경험한
무료 나눔, 따뜻한 대화, 뜻밖의 위로가 있었던 몇 번의 중고 거래 이야기다.
물건을 주고받았지만, 결국 내게 오래 남은 건 ‘사람’이었다.

하루는 중고 거래 앱에서 우연히
‘무료 나눔’으로 올라온 전기히터를 보게 됐다.
당시는 초겨울, 자취방 난방이 약해서 방이 꽤 추웠던 시기였는데
당장 필요한 물건이었기에 혹시나 하고 연락을 드렸다.

“꼭 필요한 분이 가져가셨으면 좋겠어요”
메시지를 보낸 지 얼마 안 돼 답장이 왔다.
“아직 가져간 사람 없어요. 근데 왜 필요하신지 여쭤봐도 될까요?”

조금 당황했지만, 솔직하게 말했다.
“자취 중인데 난방이 약해서요. 알바 끝나고 오면 너무 추워서요…”

그분은 잠시 후 이렇게 답하셨다.
“그럼 꼭 가져가셨으면 좋겠네요. 제가 써보니 따뜻하고 좋아요. 꼭 챙겨가세요!”

집으로 찾아간 나는 생각보다 큰 히터 박스를 보며 당황했지만,
그분은 “이불 덮고 있으니까, 이거 꼭 틀고 자요”라며 히터 작동법도 천천히 알려주셨다.
이건 단순한 나눔이 아니었다.
사람을 향한 진심 어린 배려였고,
그날 밤, 방 안은 따뜻했지만
내 마음은 더 따뜻했다.

“잘 쓰셨다면 그걸로 충분해요” – 되돌려 드리려다 받은 위로
또 다른 기억은 작은 책상 의자 거래였다.
10,000원에 산 물건이었지만
막상 받아보니 생각보다 오래된 흔적이 많아
며칠 쓰고 나니 ‘이건 내가 욕심냈구나’ 싶었다.

그래서 연락을 드려 다시 가져가시라고 하거나
그냥 무료로 다른 사람께 드려도 괜찮은지 물었다.

그러자 돌아온 답장.

 

“잘 쓰셨다면 그걸로 충분해요. 저는 그게 제일 기뻐요.”


“사실 그 의자, 제 아이가 어릴 때 쓰던 거예요. 이젠 커서 더 이상 안 쓰게 됐지만, 버리기 아까웠거든요.”

그 말을 듣고 나니 괜히 마음이 먹먹해졌다.
누군가에겐 추억이 담긴 물건이고,
그걸 누가 쓴다는 사실만으로도 위로가 될 수 있다는 것.

그 후 나는 그 의자를 버리지 않고,
가죽 시트를 씌워 리폼했다.
그 기억과 감정이 남아 있어서, 쉽게 놓을 수 없었다.

 

짧은 인사 속 온기, 물건보다 사람이 남는다


중고 거래를 하다 보면,
정말 다양한 사람을 마주친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유독 기억에 남는 건
거래 직후의 짧은 인사다.

“좋은 하루 되세요.”
“필요하신 분께 잘 갔으면 좋겠네요.”
“이거 제가 참 아끼던 물건이에요.”
이런 말들 속엔 돈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정서가 있다.
특히 한 번은, 낡은 탁자 하나를 가지러 갔다가
거래자가 직접 차에 실어주고, 음료까지 건넨 적이 있다.

“이거 제 첫 자취 때 샀던 거예요. 덕분에 잘 보내요.”

말은 짧았지만, 그 말 한마디에
이 물건이 단지 ‘중고품’이 아니란 걸 알 수 있었다.
시간과 기억, 감정이 켜켜이 쌓여 있던 물건.
그걸 누군가에게 넘길 때의 마음은,
어쩌면 작별이자 환영이기도 했을 것이다.

마무리: 진짜 남는 건, 결국 사람
물건은 시간이 지나면 잊히지만,
그 물건을 건네던 사람의 표정과 말은 오래 남는다.
그게 중고 거래가 주는 뜻밖의 선물 아닐까 싶다.

돈이 오간 거래였든, 무료 나눔이었든—
나에게 남은 건 따뜻한 기분, 그리고
“사람이 참 좋다”는 생각 한 조각이었다.

혹시 오늘 중고 거래를 하게 된다면,
그 순간이 그냥 ‘거래’로 끝나지 않기를 바란다.
잠깐이지만 서로의 마음이 스치는 순간,
작은 물건 하나로도 충분히 큰 감동이 오갈 수 있다.